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거문도 트레킹 가이드: 남해의 비경과 역사가 숨 쉬는 길[거문도 등대 & 동백나무 숲길, 망향산 등산로,역사 탐방 & 마을길]

by 트래킹 코리아 2026. 3. 4.

여수에서 뱃길로 2시간 30분, 제주도와 여수의 중간에 위치한 거문도는 예부터 '삼도(三島)'라 불리며 전략적 요충지였습니다. 섬 전체가 거대한 암벽과 푸른 바다로 둘러싸여 있으며, 특히 남해안에서 가장 먼저 세워진 거문도 등대와 섬의 정기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산행로는 전국의 트레커들을 유혹합니다. 역사적 깊이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거문도 3대 코스를 소개합니다.

 

거문도트래킹코스


1. 거문도 등대 & 동백나무 숲길: 남해안의 랜드마크를 걷다

거문도 트레킹의 시작이자 꽃이라 불리는 **'거문도 등대 코스'**는 보로봉 능선을 따라 동백 숲을 지나 등대까지 이어지는 길입니다. 1905년에 세워진 남해안 최초의 등대이자, 등탑 뒤편으로 펼쳐지는 '백도'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조망 포인트입니다.

  • 역사와 배경: 이곳은 1885년 영국군이 거문도를 불법 점령했을 당시, 그들이 등대 시설을 설치했던 역사적 터전이기도 합니다. 또한, 섬 곳곳에 가득한 동백나무는 거문도의 거친 해풍을 견디며 자라나 숲을 이루었는데, 봄이면 붉은 꽃잎이 융단처럼 깔리는 장관을 연출합니다.
  • 위치 및 난이도: 거문도 여객선 터미널에서 보로봉을 거쳐 등대까지 이어지는 코스로, 난이도는 **'중'**입니다. 데크길과 숲길이 잘 정비되어 있으나, 능선을 타야 하므로 약 2시간 30분 정도의 체력이 요구됩니다.
  • 특징: 등대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백도는 신비로운 기암괴석의 향연 그 자체입니다. 길을 걷다 보면 들려오는 파도 소리와 새소리는 일상의 고민을 잊게 해줍니다. 트레킹 후 등대 인근 쉼터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잠시 쉬어가는 시간은 거문도 여행 중 가장 평온한 순간이 될 것입니다.

2. 망향산 등산로: 거문도와 다도해를 한눈에 품는 파노라마

거문도에서 가장 높은 고도(약 247m)를 자랑하는 **'망향산'**은 섬 전체의 지형과 다도해의 풍경을 파노라마로 감상하기에 가장 좋은 곳입니다. '망향(望鄕)'이라는 이름은 바다 너머 고향을 그리워하던 섬 사람들의 애환을 담고 있습니다.

  • 역사와 배경: 망향산은 과거 섬 주민들이 통신이나 조망을 위해 자주 올랐던 길입니다. 정상에 서면 거문도의 본섬인 고도, 서도, 동도가 한눈에 들어오는데, 이는 섬의 전체적인 형상을 파악하고 지리적 가치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지점입니다. 일제강점기 당시의 포진지 흔적도 곳곳에 남아 있어, 섬이 겪어야 했던 수난의 역사를 되새기게 합니다.
  • 위치 및 난이도: 서도 마을을 기점으로 정상까지 이어지는 코스로, 난이도는 **'중'**입니다. 경사가 완만하지만 산 정상부로 갈수록 바위 구간이 나타나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. 왕복 약 2시간 정도 소요됩니다.
  • 특징: 정상에 도달하면 360도로 펼쳐지는 남해의 푸른 바다를 볼 수 있습니다. 맑은 날에는 저 멀리 제주도까지 희미하게 보일 정도로 시야가 탁 트여 있습니다. 능선을 따라 걷는 길은 그늘이 적어 모자와 선글라스가 필수이지만, 그만큼 쏟아지는 햇살과 바닷바람은 트레커에게 큰 에너지를 전달합니다.

3. 역사 탐방 & 마을길: 영국군 주둔지와 섬 문화의 발자취

거문도는 단순한 자연 관광지가 아닙니다. 1885년 영국군의 불법 점령 당시 그들이 남긴 유적과 섬 사람들의 삶이 녹아 있는 **'마을 옛길'**은 거문도의 숨은 매력을 발견하는 코스입니다.

  • 역사와 배경: 영국군 주둔지 유적에는 당시 그들이 사용했던 건물 터와 군인들의 묘지 등이 남아 있습니다. 또한, 섬 곳곳에 위치한 민가들은 남해안 특유의 돌담과 낮은 지붕을 간직하고 있어, 섬 생활의 고단함과 지혜를 동시에 느낄 수 있습니다. 이 길을 걷는 것은 한국 근현대사의 아픈 역사를 대면하는 것과 같습니다.
  • 위치 및 난이도: 거문도항(고도) 주변 및 서도 일대의 마을 길을 걷는 코스로, 난이도는 **'하'**입니다. 약 1시간 30분이면 충분하며 평탄한 마을길 위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.
  • 특징: 화려한 산행보다는 고즈넉한 섬 풍경을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합니다. 골목길 사이로 보이는 어부들의 일상과 거문도 특산물인 '거문도 갈치'를 말리는 정겨운 풍경을 사진으로 담기 좋습니다. 마을 중심부의 박물관을 함께 관람하면 거문도에 대한 이해도를 더욱 높일 수 있습니다.

💡 여행 팁: 거문도는 여수 여객선 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배편을 사전에 꼭 예약해야 합니다. 섬 내에는 교통편이 제한적이므로 마을버스 시간을 체크하거나, 충분한 시간을 두고 도보 여행을 계획하는 것이 좋습니다.

 

거문도 미식 탐방: '은갈치'와 '한가쿠'의 고향

거문도 맛집의 핵심은 **'선도(Freshness)'**입니다. 낚시로 잡은 은갈치를 당일 바로 회로 먹을 수 있는 곳은 대한민국에서 거문도가 거의 유일하기 때문입니다.

1. 거문도 미식 3대 필수 메뉴

  • 갈치조림 & 갈치구이: 거문도 갈치는 육지에서 보는 것보다 짧고 통통하며 기름기가 꽉 차 있습니다. 무를 듬뿍 넣고 자작하게 졸인 갈치조림은 밥 두 공기를 부르는 '밥도둑'입니다.
  • 갈치회: 거문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메뉴입니다. 은빛 비늘이 살아있는 싱싱한 갈치를 얇게 썰어내는데, 입안에서 고소함과 함께 녹아내립니다. (선도가 생명이라 당일 조업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.)
  • 한가쿠 갈치국 (엉겅퀴 갈치국): '한가쿠'는 엉겅퀴를 뜻하는 거문도 방언입니다. 된장을 풀어 끓인 시원한 국물에 엉겅퀴와 갈치를 넣고 푹 끓여낸 음식으로, 거문도 어민들의 아침 해장 메뉴이자 소울푸드입니다.

2. 현지인들이 추천하는 거문도 맛집 유형 (고도항 주변)

거문도항(고도) 주변에 식당들이 밀집해 있습니다. 유명한 곳들도 있지만, 섬 여행에서는 **'당일 들어온 생선'**을 취급하는 곳이 최고의 맛집입니다.

  • 번지횟집: 거문도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식당 중 하나입니다. 특히 **'한가쿠 갈치국'**으로 명성이 자자합니다. 자극적이지 않고 시원한 국물 맛을 원한다면 이곳을 추천합니다.
  • 강동횟집: 갈치의 신선함이 중요한 **'갈치회'**와 **'갈치회무침'**으로 인기가 있습니다. 신선한 회를 새콤달콤하게 무쳐낸 맛이 일품입니다.
  • 기타 터미널 인근 식당들: 터미널 근처 식당들은 대부분 그날 잡힌 삼치, 우럭, 갈치 등을 활용한 백반/매운탕을 전문으로 합니다. "오늘 뭐가 제일 좋아요?"라고 사장님께 먼저 물어보는 것이 가장 정확한 맛집 고르는 법입니다.

3. 맛집 실패 없는 '섬 여행' 필승 전략

  1. 민박집 사장님께 물어보세요: 거문도 민박이나 숙소를 예약하셨다면, 사장님께 "오늘 어디가 제일 맛있나요?"라고 물어보세요. 그날그날 식재료 수급에 따라 맛집 지도가 바뀝니다.
  2. 영업시간 확인: 섬 지역 식당은 재료가 소진되면 일찍 문을 닫거나, 조업 상황에 따라 휴무일이 바뀔 수 있습니다. 방문 전 전화로 영업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필수입니다.
  3. '해풍쑥'을 활용한 별미: 거문도는 갈치뿐만 아니라 '해풍쑥'이 유명합니다. 쑥 막걸리나 쑥 전을 파는 식당이 있다면 꼭 곁들여 보세요. 식사 후 디저트로 이만한 게 없습니다.